지난달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 복도에 '당신이 원하는 그곳에 세브란스가 있습니다'라는 문구 앞으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하반기 모집 전공의에 대해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 요청에 따라 수련병원들은 이탈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했고, 22일부터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이 시작됐다.

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부의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병원이 사직 처리된 우리 전공의들의 자리를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없는 이들로 채용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할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병원은 내년에 전공의들이 돌아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정원을 신청했지만, 이 자리는 세브란스 (사직)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세브란스 전공의가 사직했더라도 세브란스는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에 “더 이상 꼼수와 헛된 수작을 부리지 말고 우리나라 의료를 위해 모든 것을 되돌리는 책임 있는 선택을 하고 전공의‧학생들을 복귀시키라”고 했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18일 공개한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 처리 현황 및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신청 결과’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임용 대상 전공의 1만3531명 중 임용 포기를 포함해 사직 처리된 인원은 7648명(56.5%)으로 집계됐다. 수련병원은 총 7707명의 전공의를 하반기 새로 모집한다.

병원과 달리 의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크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채용 면접에 참여하지 않거나, 교육을 거부하는 방식 등으로 하반기 전공의 채용을 보이콧하겠다는 분위기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20일 “후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수련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병원과 교수들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