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응시 원서를 낸 의대생들이 1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며, 국시 ‘집단 보이콧’이 현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신규 의사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의료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접수 창구가 텅 비어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22일부터 받았던 의사 국시 실기시험 원서 접수를 오늘 마무리한다. 의대생은 의대를 졸업한 뒤 국시에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뉴시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의사 국가시험 원서 접수에 총 364명이 원서를 냈다. 올해 국시는 의대 본과 4학년생 3000여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등을 더해 약 3200여명이 응시 대상이었다. 이 가운데 11% 정도만이 시험 접수를 한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예견돼 있었다. 최근 전국 의대 본과 4학년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의대생 대부분(95.52%)이 국시 응시에 필요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부분 의대생들이 국시 응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신규 의사는 거의 배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규 의사는 매년 3000명 정도가 배출된다. 하지만 올해 소수의 의대생들만이 시험을 치르면 대형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이 사라지고, 전문의 배출도 되지 않아 의료 현장의 인력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복귀하도록 계속 설득하면서 의사 국시를 추가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의료계에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