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0시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 사직 전공의 150여명이 모였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주최, 의협·대한개원의협의회 후원으로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사직 전공의 선생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 강좌’를 듣기 위해서다.
통증 치료의 기본으로 동네 병·의원에서 많이 쓰이는 ‘근골격 초음파’ 연수 강좌에 전공의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이날 강좌는 의협 등이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수 프로그램의 첫 번째 강좌였다.
앞서 주최 측은 정형외과 사직 전공의 100명과 타 전공 사직 전공의 1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했고, 지원자가 몰리면서 모집 시작 두 시간 만에 접수가 마감됐다. 이후 사전 등록 인원을 250명으로 늘렸다. 주말 오전 강좌인데도 이날 신청자 대부분이 참석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빈자리도 거의 다 채워졌다.
이날 강좌에 참석한 내과 1년차 레지던트 A씨는 “전공의 사직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계획은 없고, 초음파는 어느 과에서든 많이 쓰는 영역이라 구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강좌를 들으러 왔다”고 했다. 응급의학과 4년차 레지던트 B씨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운 건 아니지만, 복귀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복귀할 생각이 있으면 여기 왜 왔겠느냐”고도 했다.
이날 강좌는 고광표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학술이사가 맡았다. 어깨·팔꿈치·손목·발목·무릎·엉덩이 등 부위별로 나눈 6개 세션에서 기본적인 초음파 이론 강의를 진행했다.
김완호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은 이날 “앞으로도 여러 (전공의) 선생님들이 통증 치료의 기본인 초음파 내용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의협이 사직 전공의들을 위해 만든 ‘진로지원 TF’ 위원장이기도 한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여론은 사직 전공의들이 피부·미용 쪽으로 많이 몰리고 있어 급여도 반 토막 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마치 모든 전공의 선생님들이 개원을 원하는 것처럼 몰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정부는 꼭 알아야 할 것”이라며 “연수 강좌뿐 아니라 개원가 체험, 구인·구직 등 (전공의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드리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