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올 1~5월 자살 사망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우울·불안, 유명 배우 자살 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자살 사망자 수는 637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1%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자살한 사람은 1만3770명으로, 2022년(1만2906명) 보다 6.7% 늘었다. 복지부는 “올해 자살 사망자 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자살 증가 원인으로는 ‘코로나 이후 우울·불안·경제난’이 꼽혔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가 지나가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것에 대한 절망, 새로운 대인 관계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복지부는 “세계적으로 감염병, 지진, 전쟁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고 2~3년 후 자살 사망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정책적 대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2011~2017년 7년간 약 3조3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자살률을 인구 10만명당 20.9명에서 14.7명으로 줄인 사례가 있다.
‘모방 자살’도 자살 증가 원인이다. 작년 12월 배우 이선균씨가 사망한 직후 7~8주간 자살 사망자가 늘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한 명의 자살로 평균 6명의 유족이 발생하며, 자살 유족의 자살 위험은 일반인 대비 20배 이상이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0년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24.1명)는 OECD 평균(10.7명)의 2배 이상으로, 유일하게 20명을 웃돌았다. 2위 리투아니아(18.5명)와 5.6명 차이가 났다.
복지부는 6일 종교계·노동계·재계·언론계·학계 등과 ‘제2차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를 열고 자살 예방 교육 의무화, 자살 수단 관리 강화 등 자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