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한 약국에서 시민이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구매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입원 환자가 한 달 사이 9배 이상 증가하면서 지난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면서 ‘전공의 없는’ 의료 현장이 ‘엎친데 덮친’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코로나 입원 환자는 86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겨울인 2월 첫째 주(875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 입원 환자는 7월 첫째 주 91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7월 셋째 주 226명, 7월 넷째 주 475명 등 지난달 하순부터는 매주 2배가량 입원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가 4급 표본감시 감염병으로 전환된 이후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해 코로나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가 재유행하면서 치료제 또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팍스로비드 등 치료제 품귀 현상도 벌어졌다. 코로나 치료제 주간 사용량은 6월 넷째 주 1272명분에서 7월 마지막 주 4만2000명분으로 33배 급증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코로나 유행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유행 추이를 고려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독감처럼 풍토병화 되면서 1년에 두 번, 겨울과 여름에 환자가 증가하는 시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의 경우 휴가철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기온이 오르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전파가 쉽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 환자 중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이하 환자가 93.8%로 절대 다수여서 기존 의료대응체계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65세 이상·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경증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등 응급실 과밀화를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코로나가 더 확산하면 전공의가 이탈한 의료 현장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 수준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예기치 못하게 환자가 불어나거나, 중환자가 급증하는 경우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일선 의료 현장은 지금도 겨우 버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환자가 크게 늘어나면 중환자 대응이나 치료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