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정부가 암 수술 등 1000여 개 중증 수술의 수가(건강보험이 병원에 주는 돈)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3일 보건복지부는 ‘의료 개혁 추진 상황’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수가 제도는 진료 행위마다 단가가 정해진 ‘행위별 수가제’를 근간으로 한다. 입원, 진찰, 수술, 검사 등 9800개 행위에 수가가 매겨져 있다. 진찰과 수술·처치는 단가가 낮고, 검사 등은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다. 어려운 수술보다 검사를 많이 할수록 병원이 돈을 버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어려운 수술의 수가를 올리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늦어도 내년 1월까지 항목을 정해 인상할 예정이다. 진료 행위의 단가를 정하는 체계도 전면 재정비하기로 했다.

대형병원에는 환자의 중증 여부에 관계 없이 획일적으로 수가를 더 주던 구조도 바꾼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경증 구분 없이 수가의 15%가 가산된다. 이를 중증 진료는 더 보상하고, 경증 진료는 보상을 줄이는 형태로 재편하는 것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 개혁에 관한 논의도 시작했다. 우선 비급여 진료의 단가와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 대체 가능한 급여 진료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자의 합리적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과도하게 이뤄지는 비급여 항목은 집중 관리한다. 코막힘 증상을 치료하는 비밸브 재건술, 도수치료 등 과잉 우려가 명백한 비급여는 급여 항목과의 ‘혼합 진료’를 제한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비급여인 도수 치료를 하면서 급여 대상인 물리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 등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실손보험도 비급여 보장 범위를 합리화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실손보험은 경증 환자가 대형병원이나 응급실에 가는 경우에도 비용 부담을 줄여줘 의료 체계 왜곡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