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모집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뉴스1

최근 사직 전공의 971명이 의료기관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수련병원으로 돌아가 다시 수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병의원 등에서 일반의로 일한다. 지난 5일 기준 625명이었는데 일주일 사이 346명(55%) 늘었다.

14일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지난 12일 기준 레지던트 사직자 4698명 중 971명(20.7%)이 의료기관에 취업했다”며 “이 중 42%는 병원급 이상에 취업했고, 58%는 의원급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오는 9월 하반기 수련이 시작되면 사직 전공의들의 개원가 취업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직 처리된 전공의 7000여 명이 동시에 의료 시장에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피부, 미용 등 인기가 많은 분야는 월급이 세후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4일부터 사직 전공의 대상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첫 연수였던 ‘근골격계 초음파’ 강좌는 신청 시작 2시간 만에 모집 인원 200명이 마감됐다. 오는 18일에는 두 번째 연수인 ‘내과 초음파’ 강좌를 진행한다. 의협은 “오는 25일에는 피부과, 9월 7~8일에는 정형외과 연수 강좌가 있을 예정”이라며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일정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치자 모집 기간을 오는 16일까지로 연장했지만, 여전히 지원은 저조하다. 지난달 22~31일 진행된 전국 수련병원 126곳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지원자는 총 모집 인원(7645명)의 1.4%(104명)에 불과했다. 권 지원관은 “현재까지 (추가 모집)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집 상황을 지켜본 후에 대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경찰에 수사 의뢰한 복귀 전공의 명단 유포, 비방 글이 총 21건이라고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앞으로도 복귀를 방해하는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