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약국에 코로나19 치료제 조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코로나 치료제 품귀’ 사태와 관련, 방역 당국이 “예측보다 단기간에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준비 부족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을 밝혔다. 질병청은 코로나 치료제 26만명 분을 확보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관련, ‘의무화’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고령자와 병원 등에 대한 권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16일 ‘코로나 발생 동향·대응 방안 브리핑’에서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은 질병청도 체감하고 있고,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일선 병의원에서는 코로나 치료제가 품귀 현상을 빚었다. 주간 코로나 입원 환자 수는 지난 6월 넷째 주 63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7월 셋째 주에는 226명을 기록했고, 8월 둘째 주에는 1357명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코로나 치료제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나 6월 4주 차 1272명 분에서 7월 5주 차 4만2000명 분으로 33배로 늘었다. 이달 초 전국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신청한 치료제 물량은 19만8000명 분이지만, 공급량은 3만3000명 분으로 신청 대비 16.7%에 그쳤다.

질병청은 “여름철 유행에 대비해 5~6월 사용량의 10배 정도 확보를 해놓았지만, 단기간에 사용량이 급증해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며 “치료제가 이전보다 많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한 시점부터 글로벌 제약사와 긴밀히 협의해 이번주부터 수급하고 있다”고 했다. 먹는 치료제 외 주사제에 대해서는 “매일 공급하고 있으며, 주사제는 신청량을 다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데로 갈 수 있도록 중증 치료제인 주사제는 상급종합병원 등에 추가로 공급하려고 한다”고 했다.

질병청은 코로나 환자 증가세에도 마스크 의무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재 마스크는 고령자가 붐비는 실내에 있을 때와 병의원을 방문할 때 등에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청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벌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께서 협조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질병청은 이번 코로나 유행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쯤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까지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여름 유행이 예상보다 큰 데다, 무더위가 이어져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염자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전국 수련병원들은 하반기 전공의 재모집을 이날 마감했으나, 서울의 ‘빅5′ 병원을 포함한 대부분 병원의 지원자가 0명이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