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밤중에 이마가 찢어져 응급실을 찾아다닌 사연이 담긴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전국 곳곳의 응급실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응급실 정상화 대책을 비판하려는 취지로 해석됐다.
지난 22일 김 전 위원장은 오른쪽 이마에 큰 반창고를 붙인 채 CBS라디오에 출연했다. 진행자가 다친 경위를 묻자 “새벽에 잘못하다 넘어져서 이마가 깨졌다”며 “119가 와서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일으켰는데 응급실에 가려고 22군데에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줬다”고 했다.
그는 “겨우겨우 옛날에 자주 다니던 병원에 가서 신분을 밝히고 응급실에 갔는데 의사가 아무도 없었다”며 “(이런 경험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결국 어렵게 찾은 응급실에서 이마 약 8㎝를 꿰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 대란으로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무너지면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 힘들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실제 22곳에서 이송을 거부당했는지, 거부된 사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의료계에선 “의료진이 단순 열상으로 판단해 받지 않았거나, 만약 뇌출혈일 경우 중환자실과 당장 수술 가능한 신경외과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해 못 받았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김 전 위원장처럼 이마가 찢어진 열상의 경우 응급 정도를 구분하기가 애매한 부분도 있다고 얘기한다. 대학병원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상은 보통 응급 환자를 분류하는 KTAS(한국형 중증도 분류)에서 비응급·경증인 4~5단계에 해당한다”면서도 “환자 나이나 사고 상황, 뇌출혈 가능성, 상처 부위 상태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환자 상태를 실제 봐야 정확한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