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시민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뉴스1

우리나라 성인 절반은 만성적인 울분(鬱憤·답답하고 분함)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느끼는 비율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한국 사회 울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월 만 18세 이상 1024명에게 ‘1년 동안 심하게 스트레스 받는 일’ 등을 19개 문항으로 묻고, 0점(전혀 없었다)~4점(많이 있었다)으로 답하게 했다. 그 결과 중간 수준의 울분(1.6점 이상~2.5점 미만)이 39.9%, 심각한 울분(2.5점 이상)이 9.3%로 도합 49.2%가 만성적 울분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던 2021년의 울분 조사(중간 44.3%, 심각 13.9%)에 비해서는 다소 완화됐다.

심각한 울분은 의학적으로 중증, 중간 수준 울분은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으로 분류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심각한 울분 비율은 30대에서 13.9%로 가장 높았고, 50대(11.9%), 40대(11.8%), 18~29세(11.4%) 등이었다. 60대 이상에선 3.1%로 가장 낮았다. 한국인의 심각한 울분 비율(9.3%)은 2019년 독일인 대상 유사 조사치(3.8%)의 2.4배에 달했다.

중간 수준까지 합친 만성적 울분 비율은 50대(54.5%)에서 가장 높고 30대(54.3%), 40대(51.7%), 18~29세(47.5%), 60세 이상(43.2%) 순이었다. 스스로 사회·경제적 하층이라고 답한 이들의 만성적 울분 비율이 60%로 ‘상층’(38.5%)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응답자들은 의료·사법·교육시설이나 학교·직장·모임, 가족·이웃·친지로부터 심한 모욕이나 부당한 취급을 당했다고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 등 사회적 요인도 울분 수준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