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의사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1일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응급실 위기라는 현 상황을 부정한 채 내놓은 부적절하고 눈 가리기식 응급실 위기 관리 대책은 현 상황을 악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추석을 앞두고 응급 의료의 큰 위기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정부는 문만 열고 있으면 정상이라며 국민을 속이려 한다”며 “119 강제 수용을 실시해 수술이 불가능한 병원에 환자를 내려놓으면 뺑뺑이는 없겠지만, 환자는 사망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어리석은 정책 남발로 국민과 의료진이 더 이상 피해 보지 않도록 책임자를 문책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최근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보낸 ‘추석 연휴 응급진료체계 운영’ 협조 공문도 문제 삼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는 추석 연휴 기간(9월 14~18일) 중 응급의료기관 외에 ‘문 여는 병의원’ 신청을 받아 지정·운영한다. 올해 추석 연휴 때는 문 여는 병의원(당직 병의원)을 예년(하루 평균 3600여 곳)보다 많은 4000곳 정도 운영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가 최근 의협에 보낸 공문에는 ‘연휴 중 문 여는 동네 병의원이 부족하면 신청하지 않은 의료기관 중 (지자체가) 직접 추가로 지정하고, 지정된 병의원이 진료를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 여는 병의원으로 지정되면 연휴 일주일 전 통보를 받는다. 정부 측은 “예년 명절 연휴 때도 관련 공문에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정부가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당직 병의원을 강제 지정해 통보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한편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2일부터 복지부, 행정안전부, 소방청 등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전국 응급실 현황과 환자 수, 응급실 이용 정보 등에 대해 일일 브리핑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응급실 이용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해소될 때까지 브리핑을 계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