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지난달 26일 단식 투쟁에 들어간 지 닷새 만에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한 가운데 향후 투쟁 방향 등을 놓고 의료계 내부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의협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의협은 “임 회장은 (단식 투쟁 과정에서) 당뇨·고지혈증 등 기저 질환이 악화해 고통스러워했고, 부정맥 증상이 심화해 의식 저하로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며 “응급치료 뒤 회복해 투쟁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 안건으로 오른 ‘비대위 설치’ 건은 투표 인원 189명 중 찬성 53명, 반대 131명, 기권 5명으로 부결됐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임 회장이 취임한 지 넉 달도 안 돼 비대위 설치 안건이 올라온 것 자체가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란 말이 나왔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부결이 임현택 집행부에 대한 재신임이 아닌 ‘경고’라고 했다. 김영준 부의장은 “비대위를 구성하면 집행부가 지금까지 무능했는데 앞으로 더 무능력해지지 않을까 싶어 반대한 대의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결사 항전 자세로 강력한 투쟁을 하지 못하면 대의원들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총회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임 회장과 집행부는 해야 할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