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최근 “추석 연휴를 앞두고 17개 시도에 비서관을 급파해 현장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각 지역 내 거점 대형 병원 응급실 의사들을 감시하러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그런데 파견된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활동을 지켜본 각 병원 응급실 의사들 사이에선 “비서관들이 현장 의료진 목소리를 꼼꼼하게 수첩에 써 가더라”는 말이 나온다. 파견된 비서관 대부분은 하루 이틀 간 배정된 권역의 여러 병원 응급실을 돌며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실 운영 실상을 듣고 돌아갔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뉴시스

한 지방 국립대병원의 응급실 전문의는 “지난 10일쯤 대통령실에서 비서관이 내려 왔다”며 “지자체의 응급실 관계자들과 병원 수뇌부, 응급실 현장 의료진의 얘기를 듣고 빼곡히 수첩에 정리를 하더라”고 했다. 한 비서관은 응급의학과 교수로부터 응급 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119 구급차를 타고 장시간 헤매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일어나는 원인과 향후 응급실 상황 전망에 관한 ‘PPT(파워포인트) 강의’를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통령실 비서관이 같은 권역 내 다른 병원 응급실까지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현장 상황을 챙기더라”며 “그러고는 ‘현장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상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하고 상경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