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지원(PA) 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간호법 제정안이 20일 공포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부회장이 간호사들을 겨냥해 “건방진 것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용언(49) 의협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호협회, 간호법 제정안 공포 환영’이라는 제목의 간호협회 보도자료를 캡처해 올리며 “그만 나대세요. 그럴 거면 의대를 가셨어야죠”라고 썼다. 박 부회장은 “장기말 주제에 플레이어인 줄 착각 오지시네요”라며 “주어, 목적어 생략합니다. 건방진 것들”이라고도 썼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간호법 제정안 공포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간호사가 해도 되는 직무와 하지 말아야 할 직무가 명확해져 국민 모두에게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다”며 “간호법을 통해 보건의료의 공정과 상식을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박 부회장이 ‘장기말’ ‘건방진 것’ 등의 표현을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법안 통과 직후에는 임현택 의협 회장도 “직역 이기주의 끝판 간호사 특혜법”이라며 “불법 무면허 의료 행위가 만연하고 의료 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자신의 발언이 기사화되자 “주어, 목적어 없는 존재감 없는 제 글에 관심 가져주시고 송구합니다”라고 재차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나는 간호법이 싫어요. 나는 의대 증원이 싫어요”라고도 썼다.
박 부회장은 올해 임현택 회장 당선 직후 의협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앞서 의협 기획이사·의무이사와 부대변인 등을 맡은 적이 있다. 단국대 의대를 졸업했고, 서울 은평구에서 마취통증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의협은 상근부회장 1명 외에 박 부회장을 포함한 부회장 9명을 두고 있다.
의협 전·현직 임원들의 막말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임현택 회장은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를 향해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해 파장을 일으켰다.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했고,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데이트(정부와 의료계 협의) 몇 번 했다고 성폭행(의대 증원)해도 되느냐”고 말해 빈축을 샀다. 지난 4월 주수호 당시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매 맞는 아내가 자식 때문에 가출 못할 거라고, 자식을 볼모로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의사를 ‘매 맞는 아내’, 환자를 ‘자식’, 정부를 ‘폭력적 남편’에 빗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