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실 의사 10명 중 7명은 추석 연휴 전후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 이상은 사직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추석 연휴 수련 병원 응급의학과 근무 현황 긴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34개 수련 병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추석 연휴 기간 전후인 지난 13~20일 62명(69.7%)이 최대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했다고 응답했다. 15명(16.9%)은 16시간 이상, 이 중 3명(3.3%)은 36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의교협은 “깨어난 후 16시간이 지나면 업무 수행 능력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후 20시간이 지난 후의 근무는 음주 상태에서 환자를 보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지난 13~20일 일주일 동안 총 근무 시간의 경우, 28명(31.5%)이 48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응답했다. 9명(10.1%)은 64시간 이상 근무했다. 104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도 3명(3.3%)이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46명(51.7%)이 “사직 의향이 있다”고 했다. 전공의 복귀가 무산될 경우 사직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55명(61.8%)였다.

전의교협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응급실 대란은 의료 대란의 종착역이 아니라 의료 대란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응급 의료의 위기는 심각해질 것이며, 연이어 중환자실 등의 진료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