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지난 6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장이 8일 의정(醫政) 갈등 사태로 인한 환자 피해 상황에 대해 “참담하다”며 “환자들의 생명이 의정 갈등으로 희생돼도 괜찮은 존재인가 하는 생각을 지난 8개월 동안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안 회장에게 현 상황에 대한 심정과 환자 단체에서 파악 중인 피해 실태 등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안 회장은 “한 백혈병 환자의 아내는 남편의 1차 항암 치료를 마치고 2차 치료를 기다리던 중 입원일이 2주 밀렸다”며 “그 사이 (암이) 재발했다. 조금 더 미리 항암 치료를 받았다면 재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빅5(주요 대형) 병원에 가야만 검사를 받고 치료 받을 수 있는 희귀·난치 질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8개월 동안의 환자 피해는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다”고 했다.

안 회장은 의정 갈등 사태가 장기화된 이유에 대해 “의대 정원 숫자 때문”이라며 “정치권 주도의 여야의정 협의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 상관없이 과학적 근거와 투명한 절차로 다시 증원에 대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2026년도 (의대) 정원부터 논의했으면 좋겠다”며 “환자들이 의료 공백 사태로 절망을 느끼고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원 논의를 다시 시작해 (현재의) 대란을 종식시켰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 공백으로 고통을 갖고 계신 환자분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의료 공백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