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6월 21일 오후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 노인돌봄센터 '엄마를 부탁해'에서 어르신들이 공놀이를 비롯한 실내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여파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노인 돌봄 시설 등 이른바 ‘노치원’으로 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는 38건이었다. 경상남도가 8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7곳), 인천시·충청남도(4곳) 순이었다.

장기요양기관은 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요양원과 주야간보호·방문요양센터 등을 말한다. 장기요양기관과 어린이집 등은 건축법상 동일한 ‘노유자(老幼者·노인 및 어린이)’ 시설로 분류돼 용도 전환이 쉽다. 저출산 고령화로 아이가 줄고 노인이 늘자, 어린이집·유치원을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해주겠다는 유료 컨설팅 업체도 성행하고 있다. 기존 어린이집 등 운영 경험이 있는 사람이 시설을 리모델링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최근 10년 사이 유치원이 ‘노치원’으로 전환한 사례는 총 283건으로 집계됐다. 2014~2018년 5년간 24건에 불과했으나 2019년 36건, 2020년 41건으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54건으로 50곳을 넘어섰고, 지난해도 56곳이 전환했다. 지자체별로 보면 경기도가 52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47곳), 충남(28곳), 광주광역시(24곳), 경북(23곳) 순이었다. 산후조리원이 ‘노치원’으로 바뀐 곳도 서울과 충남, 대전, 전북, 인천에 1곳씩 있었다.

한편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 7월 10일 기준 1000만62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 652만명에서 10년 만에 350여만명이 늘어나, 전체 국민(5126만9012명) 가운데 19.51%가 65세 이상이다. 반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은 세계 최저 수준인 0.7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