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의 평균 기준은 71.6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로당을 찾는 노인은 줄어들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늘어났다. 지난해 노인 스마트폰 보유율은 76.6%였다.
16일 보건복지부는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인실태조사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2008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1월 전국 65세 이상 노인 1만78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노인 10명 중 8명은 ‘노인은 70세 이상’...재산 상속 관련 가치관도 변화
지난해 노인들이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의 기준은 평균 71.6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70.5세)보다 1.1세 상승한 수치다. 또 지난해 전체 노인의 79.1%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재산 상속 방식의 경우, ‘자신·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24.2%로 2020년(17.4%)보다 크게 상승했다. 반면 ‘장남에게 많이 상속하겠다’는 응답은 6.5%로 2008년(21.3%)보다 크게 감소했다.
선호하는 장사 방식은 ‘화장 후 납골당’이 38%로 가장 많았다. 이후 ‘화장 후 자연장(23.1%)’, ‘화장 후 산분장(13.1%)’ 등 순이었다. ‘매장’을 택한 비중은 6.1%로 지난 2020년(11.6%)보다 줄었다.
◇경로당 이용 줄고, 스마트폰 이용 증가
경로당 이용률은 2020년 28.1%에서 지난해 26.5%로 줄었다. 반면 친목 단체 참여율은 같은 기간 44.1%에서 54.2%로 늘었다.
지난해 노인 스마트폰 보유율은 76.6%에 달했다. 2020년에는 56.4%였다. 컴퓨터 보유율은 같은 기간 12.9%에서 20.6%로 올랐다. 다만, 여전히 노인의 67.2%가 정보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인, 만성질환 평균 2.2개 앓는 중
우리나라 노인은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도 35.9%에 달했다.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은 13.9%였다.
노인 18.6%는 신체적 기능에 제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돌봄을 받고 있는 노인은 절반이 안 되는 47.2%였다. 돌봄 제공자는 가족이 81.4%로 가장 많았고, 장기요양보험서비스(30.7%), 친척·이웃(20%), 간병인(11%) 등 순이었다.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때’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 등 상황에서 도움 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응답한 노인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건강 상태 관련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우울 증상을 가진 노인은 2020년 13.5%에서 지난해 11.3%로 줄었다. 최근 1년간 낙상 사고를 경험한 노인도 같은 기간 7.2%에서 5.6%로 줄었다. 최근 1개월간 병·의원 외래 진료를 이용한 비율은 70.6%에서 68.8%로 감소했다.
◇독거 노인 증가...”독거 노인은 다양한 측면에서 열악”
지난해 독거 노인 비율이 2020년(19.8%)보다 증가한 32.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평균 가구원 수는 2명에서 1.8명으로 감소했다. 독거 노인은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4.2%로 노인 부부 가구(48.6%)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우울 증상을 가진 비율, 평균 만성 질환 수, 생활상의 어려움을 느끼는 비율 등이 다른 가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자녀와 연락하는 비중은 2020년 67.8%에서 지난해 64.9%로 감소했다. 또한 전체 노인의 9.2%는 자녀가 없거나 자녀와 연락 두절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교육 수준 높은 신(新)노년층 확대
노인의 소득·자산은 조사를 시작한 2008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노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69만원, 개인 소득은 2164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조사에서는 각각 3027만원, 1558만원이었다. 지난해 노인의 금융·부동산 자산 규모는 각각 4912만원·3억1817만원으로, 2020년(3213만원·2억6183만원)보다 증가했다.
노인 가구의 소득 구성 중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의 비중은 줄고, 근로·사업소득의 비중은 늘었다. 사적이전소득의 비중은 2008년 첫 조사 당시 30.4%에 달했는데, 지난해 8%로 크게 줄었다. 반면 근로·사업소득의 비중은 같은 기간 39%에서 53.8%로 늘었다. 각종 수당 등 공적이전소득의 비중도 21%에서 25.9%로 증가했다.
일하는 노인은 2017년 이후로 계속 늘고 있다. 2017년 일하는 노인 비중은 30.9%였는데, 지난해 39%까지 늘었다. 노인 5명 중 2명은 일하는 셈이다. 직종별로는 지난해 기준 단순 노동이 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농림어업 숙련노동(20.3%), 서비스업(14.4%), 판매업(12.5%) 등 순이었다.
교육 수준도 향상했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비율은 2020년 28.4%에서 지난해 31.2%로,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의 비율은 2020년 5.9%에서 지난해 7%로 늘어났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새로운 노년층의 소비력과 역량,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된 정책여건을 토대로 2025년으로 예상되는 초고령사회 진입 등에 대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