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을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 재편하는 정부의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대형 병원으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8곳이 1차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고려대 안암·안산·구로병원, 중앙대병원, 경희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북대병원이 1차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도와 난도 높은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고, 경증 환자는 지역 병의원들과 협력해 진료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은 현재 50% 수준인 중증 진료 비율을 70%까지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 병원들은 이를 위해 우선 중환자실 등을 제외하고 일반 병상을 감축했다. 세브란스병원이 2111병상을 1821병상으로 줄이는 등 적게는 4.5%에서 많게는 14.7%를 줄였다. 또 각 병원의 사정에 맞춰 필수·중증·응급 질환 배후 진료 인력을 보강하고, 진료 협력 강화 시스템도 구축한다. 정부는 인력 투입에 비해 보상이 적었던 중증 수술·중환자실 수가를 인상하는 등 보상을 강화한다.
1차로 선정된 8곳 외에 빅5 병원 1곳을 포함한 10곳이 추가로 참여 의사를 밝혀, 정부는 심사를 거쳐 다음 주 선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에 더 많은 의료 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올해 12월 말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빅5 병원의 한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은) 어차피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인하대병원 등과 ‘중증 진료 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정부의 ‘중복 참여 불가’ 원칙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병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의료계 일각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을 놓고 “현실성 없는 졸속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의 핵심은 병원 인력 구조를 전문의와 진료 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인데, 1차 선정 병원 중에서도 전문의 확보·증원을 향후 계획으로 제시한 병원은 3곳에 불과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한 대형 병원 소속 교수는 “정부가 (의정 사태로) 기존의 20%로 쪼그라든 내년 전문의 배출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는 것 자체가 졸속”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공공 의료 기관 의료진 처우 개선을 위한 필수 의료 유지 특별 수당 신설을 논의했다. 공공 의료 기관은 의사 보수가 민간 병원 대비 낮아 필수 의료 인력이 다수 이탈하고, 충원도 어려운 문제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