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KAMC의 의료 현안 공동 입장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의대 학장 모임인 KAMC(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종태(66) 이사장은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정부의 ‘조건 없는 의대생 휴학 승인’ 결정을 환영한다”며 “향후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의료계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했다. 협의체 참여를 보류한 더불어민주당과 관련해선 “여·야·의·정이 주체인 만큼 여·야·의·정 협의체를 맨 먼저 제안한 민주당이 꼭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의대생 교육을 담당하는 KAMC와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는 대한의학회는 지난 22일 교육부의 ‘조건 없는 의대생 휴학 승인’을 전제로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일주일 만인 이날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곧 협의체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이사장은 “애초 ‘휴학 제한’은 헌법에 보장된 대학의 자율성 침해”라며 “많은 대학이 이달 말, 내달 초 휴학 처리를 안 하면 학생을 유급·제적해야 하는데, 이 상황을 방치한 채 협의체에 참여할 순 없었다”고 했다. 이어 “향후 협의체가 출범하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의사 정원 추계 기구 입법화 등 주요 현안에 관해 의료계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일단 대화 물꼬는 트이게 됐지만, 협의체가 제대로 가동되기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 전공의·의대생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반대하고 있고, 이를 이유로 민주당도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이종태 이사장과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을 향해 “(협의체 참여가)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번 숙고하길 바란다”라고도 했다.

이 이사장은 “전공의·의대생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우리 의대 학장들도 정부의 의대 증원 수요 조사 당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건 잘못”이라면서도 “협의체가 출범하면 전공의·의대생을 포함한 의료계 의견을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협의체에 신뢰가 쌓이면 다른 의료계 단체도 추가로 참여할 수 있다”며 “협의체의 모든 논의는 전공의·의대생 동의 아래 합의가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선 “국회 입법이 필요한 의료 개혁 과제가 적지 않다”며 “민주당이 KAMC·대한의학회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전공의가 없으니 참여 못 한다’고 할 게 아니라 전공의·의대생이 돌아올 환경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협의체를 제안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4일 먼저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