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에 치러지는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한 전공의가 예년의 5분의 1가량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내년에 전문의 배출이 예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내년도 전문의 자격시험 원서 접수에 전공의 총 566명이 지원해 예년 응시자(2782명)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문의 시험을 관장하는 대한의학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내년 초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 원서를 받았다. 전문의 자격 필기 시험은 내년 2월 14일, 실기 시험은 2월 18~21일에 실시된다.
전문의 응시자가 급감한 것은 지난 2월 의정 사태로 전공의들이 대거 현장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레지던트 3~4년 차 가운데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았거나 중간에 복귀해 내년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은 576명으로 알려졌다. 고연차 전공의 20% 정도에 해당한다. 이번에 이들 대부분이 전문의 자격 시험에 응시한 셈이다.
지난 2월부터 의료 현장을 이탈해 있는 고연차 전공의들은 수련 기간 부족으로 전문의 시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현재 응시자 가운데) 다음 달 각 전문과목 학회에서 연차별 수련 교과 과정 등을 이수했는지 등 자격 여부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실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인원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필수의료 분야에서 내년 이후 전문의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가진 고연차 전공의 중 필수진료과로 불리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는 148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0일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키로 결정한 의협은 오는 13일 비대위원장을 뽑는다. 12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 네 명이 비대위원장 후보 등록을 마쳤다.
13일 열리는 1차 투표는 대의원 244명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과반 이상 득표 후보가 없으면 같은 날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비대위가 구성되면 대한전공의협의회와 긴밀히 의견을 교환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