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들이 20일 총회를 열어 남녀공학 찬반에 관한 투표를 한 결과, 참석자 1973명 중 기권 2명을 제외한 1971명(99.8%)이 ‘남녀공학 반대’ 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학생회칙상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학생총회를 소집했다. 총회는 정족수 650여명을 넘긴 재학생 1973명이 참석하면서 개회했다.
총회는 안건별로 찬성, 반대, 기권 순으로 재학생들이 비표를 들어 거수투표를 하면 총학생회 측에서 수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투표수 1973표 중 공학 전환 찬성 0표, 반대 1971표, 기권 2표로, 거의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오늘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안건들을 대학 본부에서 절대 좌시하면 안 될 것”이라며 “동덕여대를 지키기 위한 학생들의 시위를 그저 폭동이라 부르는 이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도 ‘민주 동덕’이 꽃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날 총회와 관련해 “현장 투표에서 공학 전환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 어려운 학생들 상황도 감안해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모두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측은 이날 총회 결과를 두고 “학생들 의견을 충분히 참조할 예정”이라면서도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어 총학생회를 비롯한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들을 받아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석 규모가 재학생(6564명)의 약 30% 수준으로 전체 학생의 의견이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이날 투표가 ‘공개투표’였다는 점도 학교 측이 이날 결과를 전체 의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동덕여대 홈페이지에는 불법적인 시위를 멈춰달라는 내용의 학장단의 호소문과 교수 240명이 이름을 올린 호소문이 잇따라 올라왔다. 최근 일부 재학생 사이에서 과도한 시위를 반대하는 ‘동덕STEP’이란 모임이 생겨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