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음주·흡연하는 청소년들이 크게 줄어든 반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높아져 청소년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고, 아침밥을 거르는 등 식습관이 나빠지면서 비만율도 높아졌다.
22일 질병관리청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7월 전국 800교 중·고교생 약 6만명을 대상으로 흡연·음주·정신 건강·식생활 등을 조사한 것으로, 2005년부터 매년 집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음주율은 지난 20년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흡연율은 2005년 11.8%에서 올해 3.6%로, 음주율은 27%에서 9.7%로 크게 떨어졌다. 남자 소주 5잔, 여자 소주 3잔 이상을 마신 학생의 비율을 조사한 위험 음주율도 같은 기간 12.2%에서 4.5%로 줄었다.
반면 청소년 정신 건강 지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학업 등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답한 청소년 비율은 2015년 35.4%로 최저점을 찍었다가, 올해 42.3%로 올라갔다. 최근 1년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픔·절망감을 느끼는 우울감 경험률도 2015년 23.6% 최저점에서 올해 27.7%로 올랐다.
수면의 질도 떨어졌다. 올해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은 남학생 6시간 30분, 여학생 5시간 54분으로 작년과 유사했으나, 최근 7일 동안 잠을 잔 시간이 피로 회복에 ‘매우 충분’ 또는 ‘충분’했다고 느끼는 청소년의 비율은 작년 26%에서 21.9%로 주저앉았다. 2015년(28%)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등 식습관도 나빠졌다. 청소년 10명 중 4명꼴로 ‘주 5일 이상 아침밥을 안 먹는다’고 답했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청소년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증가해 올해 결식률(42.4%)이 지난 2005년(27.1%) 대비 1.6배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패스트 푸드, 단맛 음료 섭취 증가 등에 따라 청소년 비만율은 올해 12.5%로 2006년(5.9%)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