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강희경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이 내년 1월 치러지는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의협은 올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취임 6개월 만인 지난 10일 탄핵됐고, 이후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을 비상대책위원회로 선출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내부에 보낸 글에서 “부족하지만 제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올해 5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6개월째 활동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교수들의) 재신임에 힘입어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그간 발전시켜온 정책 제안을 좀더 심화시키기 위한 활동과 보다 많은 전공의·학생들과의 소통의 장을 기획하는 한편, 의협 회장의 탄핵과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회장 보궐선거의 동향을 살피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 뿐만 아니라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또한 과거보다 나은 모습이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 위원장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의협이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이번에는 교수가 (의협) 회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의협이 달라져야 우리 의료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고, 일개 대학의 비대위에서 주장하는 것보다 의협에서 주장이 효과적일 것이며, 다양한 직역이 모인 의협에서는 보다 넓은 시각으로 의료계를 파악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정치권보다 더 심하다고들 한다”면서도 “의사들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모습을 의협에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되기에, 각오하고 나서보려한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이달 29일까지만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겠다고도 했다. 의협 회장 후보가 (병원) 비대위원장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강 위원장은 “(서울의대 교수들이) 최근 비대위를 재신임해주신 바, 같은 방향으로 비대위가 운영될 수 있도록 차기 비대위원장은 현 비대위 구성원 중 한 분이 인계받으시도록 하겠다”고 했다.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은 12월 2~3일 진행되고, 3일 최종 후보자가 발표된다. 선거는 내년 1월 2~4일 실시되고, 과반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7~8일 결선 투표가 열린다. 강 위원장 외에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전 의협 회장),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강원도의사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전 의협 부회장)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