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보궐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3일 마감됐다.
강희경(53)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김택우(60)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53)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66) 미래의료포럼 대표, 최안나(58) 의협 기획이사 등 5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현재로선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김택우·주수호 후보가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투표까지 한 달이나 남아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강희경 후보는 10년 만에 나온 교수 출신 의협 회장 후보다. 김택우 후보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올 2월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동욱 후보는 올해 대통령실과 서울시청 앞에서 53차례 ‘의료농단 규탄 집회’를 열었고, 주수호 후보는 2007~2009년 의협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최안나 후보는 임현택 전 회장 집행부에서 대변인을 맡아 정부를 비판해왔다.
투표는 내년 1월 2~4일 전자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반 득표자는 즉시 회장으로 취임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1월 7~8일 결선투표를 실시해 당선자를 가린다. 유권자 규모는 의협 회원 약 14만명 중 회비를 내는 5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여·의·정 협의체가 지난 1일 좌초된 데 이어 6일 수능 성적 발표 직후엔 13일까지 2025학년도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의료계에서 요구 중인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철회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온건파’로 분류되는 강희경 후보를 제외하면 나머지 후보들이 모두 ‘대정부 투쟁’을 내세우고 있어 회장 선출 이후에도 의정 대치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4일부터는 수련 병원별로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 차 총 3500여 명 모집을 시작한다. 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 뒤 필기·면접을 거쳐 19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빅 5′ 병원의 경우 서울대병원 105명, 서울아산병원 110명, 세브란스병원 104명, 삼성서울병원 96명, 서울성모병원 73명을 각각 모집한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1지망·2지망 제도도 도입했다. 1지망 과목에 떨어지더라도 같은 병원의 2지망 과목에 합격할 수 있다. 다만 2지망은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가정의학과·병리과·심장혈관흉부외과·핵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결핵과·예방의학과로 제한된다.
의정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모집에서도 지원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레지던트 1년 차는 인턴을 마치고 지원할 수 있는데 현재 수련 병원 211곳의 인턴 3068명 중 102명(3.3%)만 정상 출근 중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빅 5 병원 인기과 중심으로 소수만 지원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필수 의료과 지원자는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