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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감소하던 성인 흡연율이 지난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흡연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 20대 남성과 20~30대 여성 등 젊은 층의 비만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성인 흡연율(궐련)은 2014년 24.2%를 기록한 후 꾸준히 감소하며 2022년 17.7%를 찍었으나, 지난해에는 19.3%로 다시 올랐다. 5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흡연율이 크게 늘어난 것이 전체 흡연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50대 남성의 흡연율은 지난해 42.1%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여성(19세 포함)의 흡연율은 2021년 11.4%를 기록한 뒤 2022년 5.8%로 하락했는데, 지난해는 다시 12.1%로 크게 증가했다. 임민경 인하대 의대 교수는 “다양한 전자담배가 출시되면서 담배에 대한 선호와 사용 행태가 다양화됐다”며 “담배 회사의 공격적 마케팅과 맞물려 전자담배 흡연자들이 늘었고, 이들이 일반 담배도 흡연하면서 전체 흡연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과음하는 남성의 비율은 다소 줄었으나, 여성은 증가했다. 최근 1년간 한 번에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술을 마시거나, 주 2회 이상 마시는 비율을 의미하는 ‘고위험 음주율’을 조사한 결과다. 남성은 19.9%로 전년(21.3%) 대비 2.4%포인트 줄었으나, 여성은 7.0%에서 7.7%로 늘었다.

비만(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BMI 값이 25 이상)은 남성의 경우 20대, 여성은 20~30대에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19세 포함) 남성의 비만율은 2022년 42.8%에서 지난해 43.9%로 올랐다. 같은 기간 20대 여성은 18.2%에서 22.1%로, 30대 여성은 21.8%에서 27.3%로 올라갔다. 김경곤 가천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를 거치며 야외 활동은 줄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문화가 확산됐다”며 “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맛집’을 찾아다니는 분위기가 번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