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유행하는 대표적 감염성 호흡기 질환인 ‘RSV(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입원한 영유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4주간(10월 27일~11월 23일) 전국 대형 병원 220곳에서 RSV 감염증 입원 환자는 6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1명)보다 증가했다. 입원 환자 중 1~6세 영유아가 374명(59.3%)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0세 173명(27.4%), 7~12세 31명, 65세 이상 30명 순이었다.
RSV 감염증은 가을부터 초봄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감염된 사람의 호흡기 비말이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대부분 재채기, 코막힘, 인후통, 발열 등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나타난다. 통상 자연 회복되지만 일부 영유아나 60세 이상 고령자, 면역 저하자는 폐렴 등으로 악화해 입원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정용필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RSV 감염증에 걸리면 보통 기침, 콧물 증세가 나타나 해열제 복용 등이 필요하다”며 “빠른 속도로 쌕쌕거리거나 숨이 차고, 심하게 기침하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RSV는 1세 미만 유아 사망의 주원인이다. 만 2세까지 거의 모든 소아가 감염될 정도로 감염력이 높다. 5세 미만 아동이 감염되면 입원율이 높고, 생후 3개월째가 감염 후 입원율이 가장 높은 연령이다. 놀이방 등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 더 많이 감염된다.
방역 당국은 산후조리원이나 영유아 보육 시설 등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종사자나 영유아의 경우 출근 및 등원을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 지난 10월 강원도의 한 산후조리원에서는 RSV 감염증 환자가 집단 발생했다. 지난해 3월에도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이 RSV에 집단 감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