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군·구 가운데 흡연율(일반 담배)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 정선군, 가장 낮은 곳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율은 서울 중랑구, 비만율은 충북 단양군이 가장 높았고, 걷기 실천율은 서울 용산구가 1위였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지역사회 건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7월 전국 보건소 258곳을 통해 성인 약 23만명을 조사한 결과다.
전체 담배(일반+전자) 사용률은 22.6%로 작년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남성(39.7%)이 0.2%포인트 줄었고, 여성(5.2%)은 0.3%포인트 늘었다. 일반 담배 흡연율(18.9%)은 1.4%포인트 줄었지만, 전자 담배(8.7%)가 0.6%포인트 늘었다. 일반 담배 흡연율을 시·군·구별로 보면, 가장 높은 강원 정선군(34.9%)이 가장 낮은 용인시 수지구(9.1%)의 약 4배였다. 전자 담배 사용률은 경북 울릉군(14.0%), 인천 옹진군(13.8%) 등 섬 지역이 높았다.
코로나 유행으로 한때 감소했던 월간 음주율(58.3%)은 작년 대비 0.3%포인트 올라 3년 연속 상승했다. 이는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술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서울 중랑구(67.1%)·울산 남구(66.9%)·경기 수원 영통구(66.6%) 등 수도권 도심지나 대기업이 있는 도시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경남 의령군(44.1%), 충남 금산군(44.6%)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일정 기준(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신 ‘고위험 음주율’은 인천 옹진군(23.4%)과 강원 횡성군(22.9%) 등이 경기 과천시(5.2%) 등 도시 지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임민경 인하대 의대 교수는 “흡연율이 낮은 세종·과천은 젊은 층 비율이 높은 데다 공무원이 많아 교육 수준과 경제적 여건이 비교적 일정하다”며 “고위험 음주율이 높은 옹진군 등은 인구가 적고 고연령자가 많으면서도 보건 관련 사업·홍보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이라고 했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비만율(자가보고)도 전국 평균 34.4%로 작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했다.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은 비만이란 얘기다. 대구 수성구(22.5%)와 대전 서구(22.5%)가 가장 양호했다. 충북 단양군(48.4%), 전남 완도군(45.1%) 등의 절반이 채 안 됐다.
최근 1주일 동안 하루 30분 이상, 최소 주 5일간 걸은 사람의 비율인 ‘걷기 실천율’은 서울 용산구(80.3%)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경남 합천군(24.1%)의 3배가 넘는다. 서울 용산구에는 용산공원, 용산가족공원, 이촌한강공원 등이 있다. 시도별로도 서울(68.0%)이 강원(39.6%)보다 3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이효영 동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시의 경우, (걸음 수 등에 따라 현금처럼 포인트를 주는) ‘손목닥터 9988′을 비롯해 각종 건강 관리 사업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고, (걷기를 늘려주는) 대중교통과의 연계성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인 ‘스트레스 인지율’은 대전 대덕구가 40.9%로 좋지 않았던 반면, 경남 거제시(13.3%), 경남 함안군(13.9%) 등은 양호했다. ‘우울감 경험률’은 대기업 등이 있는 충남 서산시(11.4%)와 서울 금천구(11.2%)가 높았고, 전남 곡성군(1.0%)이 가장 낮았다.
이밖에 고혈압 진단 경험률(30세 이상)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 삼척시(29.5%), 당뇨병 진단 경험률(30세 이상)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북 순창군(15.0%)이었다. 모두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들이다. 반면 청년 인구 비율이 높은 경기 과천시는 고혈압 진단 경험률이 15.5%,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당뇨병 진단 경험률이 5.0%로 가장 양호했다.
전국적으로 ‘중강도 이상 신체 활동 실천율’은 작년(25.1%)보다 1.5%포인트 오른 26.6%로 집계됐다. 시도별로는 제주(33.0%)가 1위였다. 아침 식사 실천율은 부산(49.5%)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