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로 탑승객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의료계는 온라인을 통한 사고 현장 사진과 영상 공유 등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규모 참사가 초래한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후유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광주광역시의사회는 2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고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유가족뿐만 아니라, 사고 소식을 접한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특히 사고 장면을 직접 목격하거나 영상을 통해 접한 분들은 2차 외상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정신적 트라우마는 장기적으로 심리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영상이나 뉴스에 대한 지속적 노출은 ‘미디어 유발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국민들께서도 영상과 사진 공유 등을 자제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상자분들이 빠르게 치료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필요한 의료 자원을 최대한 동원할 것”이라며 “유가족분들께는 심리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겪고 계신 슬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정신건강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상담·심리 및 약물 치료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을 지낸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가능한 빨리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심리적 응급처치가 유족들에게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언론에서도 불필요하게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는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하고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심리 응급처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사고 현장 의료 지원과 더불어 부상자와 유가족을 위한 심리·장례 지원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