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에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이 8일 당선됐다.
의협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6개월 만에 탄핵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날 당선된 김 신임 회장은 2027년 4월 말까지 의협을 이끈다.
의협에 따르면 김 신임 회장은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2만8167표 중 1만7007표(60.38%)를 얻어 당선됐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1만1160표(39.62%)에 그쳤다.
김 회장은 당선 소감에서 “우선 2025학년도 교육이 가능한가부터 정부가 마스터 플랜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플랜을 봐야 우리가 2026년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이 사태의 가장 주축인 만큼, 그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어떻게든 (그들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이 이끄는 의협은 대정부 강경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4일 1차 투표 결과 발표 이후 “대통령이 궐위 상태이므로 (의대 증원 등)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는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의료 개혁 2차 실행 방안을 잠정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경상국립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직후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정부는 그가 전공의 사직서 제출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의사 면허 3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박단 위원장도 의협 집행부에 포함시킬 건가.
“충분히 논의해봐야 한다. (박단 위원장이) 의협 집행부 일원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게 옳을지, 아니면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장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할지 서로 더 소통하고 상의해야 한다.”
-앞으로 전공의·의대생과 어떻게 소통할 계획인가.
“전공의·의대생과는 지난해 2월부터 잘 소통해오고 있다. 의정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희생하고 있고,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노력하고 있는 분들이지 않나. 전공의·의대생의 뜻을 최우선으로 존중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이들의 뜻이 반영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특위)에 참여할 건가.
“의료개혁특위는 대통령 직속 단체다. 현재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특위도 없어져야 한다. 필수 의료 패키지의 다양한 의료 정책은 한순간에 논의해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비급여 관리·실손보험을 비롯한 일방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지금 발표하는 것은 성급하다. 우리(의협)와 충분히 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
-앞으로의 투쟁 계획은 어떻게 되나.
“투쟁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진 않는다. 정부가 의료계를 코너로 내몰면서 제안을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현재 정책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정부는 2025학년도 교육이 가능한지 마스터 플랜부터 내놔야 한다.”
-의협 차원에서 올해 증원된 의대 현장을 점검할 계획도 있나.
“교육 현장 점검은 교육부가 해야 한다. 일련의 사태를 통해 (교육부가)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상당히 비합리적이라는 게 드러났다. 올해 신입생이 입학하면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정부는 교육이 가능한지를 조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무유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