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중국 항저우의 한 병원에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진료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호흡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HMPV가 유행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는 여러 전염병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 인플루엔자(독감), RSV(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HMPV(사람 메타뉴모 바이러스)와 노로 바이러스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유행하고 있어 각국 보건 당국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9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올겨울 들어 미국에서는 최소 530만명의 독감 환자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6만3000명이 입원했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2700명에 달한다. 코로나와 RSV, 노로바이러스도 유행하고 있다. 여러 바이러스가 동시에 확산하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에서는 HMPV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2001년에 발견된 HMPV는 영유아 위주로 감염자가 발생하며, 폐렴이나 발열 등 급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면에서는 인플루엔자와 유사해 구분하기 어렵다.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해열제와 수액 등으로 대증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 현지 매체에는 지난해 12월 27일 상하이의 한 병원에 응급실이나 입원실에 들어가지 못한 환자 수십 명이 대기실로 보이는 곳에 앉은 채로 링거를 맞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중국 내 HMPV 감염자 규모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일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23~29일 중국의 외래 및 응급 인플루엔자 유사 사례 상위 1~3위 가운데 HMPV가 북부 지역에서는 2위, 남부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인도에서도 최근 며칠 새 HMPV 환자가 늘고 있다.

HMPV가 중국 등에서 확산하면서 “코로나 악몽이 떠오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HMPV는 겨울에서 봄 사이에 많은 국가에서 유행하는 흔한 바이러스”라고 했다. 질병관리청도 “국내에서는 HMPV와 관련해 큰 유행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