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공의 수련 환경 문제와 개선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자 사직 전공의 대표 박단씨가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분들의 위선 실토이자 자백“이라고 반박했다.

박단씨는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몇몇 분들께’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응급 처치 등 술기를) 간호사와 응급구조사에게 배우지 않았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책과 영상을 보며 혼자 공부했고 동료 전공의에게 물어가며 눈치껏 익혔다”며 “그걸 가르쳐야 할 주체는 당신들이다. 교수의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성 없이 당당하게 얘기하니 당혹스럽다”라고 했다. 이날 오전 서울대의대·병원 소속 교수들이 성명서에서 “술기를 응급 구조사, 간호사들에게 배우지 않았느냐”며 “‘의사만이 의료를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 부분을 반박한 것이다.

박씨는 또 “교수의 역할은 첫 번째는 교육, 두 번째는 연구, 마지막이 진료이고,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월급을 받는 봉직의일 뿐”이라며 “이런 사태가 벌어져야만 위선을 실토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교육 실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교수 평가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교수들이 성명에서 “수련 과정은 ‘착취’가 아닌 전문성을 쌓는 과정”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반박을 이어갔다. 박씨는 “전공의가 없는 지금, 교수는 이제 간호사에게 의사의 책무를 떠넘기고 있다”며 “환자를 볼모로 착취를 정당화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박씨는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의대 증원’뿐 아니라 ‘필수의료 패키지’ 등 정부의 의료 개혁에 반대하고 대학병원의 전공의 수련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페이스북에 “교수는 중간 착취자”라며 스승인 의대 교수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대 교수들이 이날 성명에서 직접 박씨의 페이스북 글들을 언급하며 비판하자 8시간 만에 직접 반박 글을 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