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2주일 동안 53→49→47%로 하락했다. 취임 한 달이 지나자마자 50% 아래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다른 조사들도 비슷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9 대선의 득표율(47.8%)보다 낮아진 것은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경제와 관련성이 밀접하다. 특히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은 경제전망변수(기업경기전망지수, 소비자태도지수)와 경기선행지수인 주가지수 등 ‘예측 성과’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김덕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 논문 ‘거시 경제와 대통령 지지율’). 경기가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주가가 오르면 대통령 지지율이 올랐고 반대의 경우 지지율이 떨어졌다.
윤석열 정부로선 경제가 어려워진 원인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失政)과 글로벌 경제 위기 탓으로 돌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중요한 평가 기준은 현 정부가 앞으로 경제를 살릴 능력이 있는지 여부다. 문재인 정부도 집값 폭등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출·재건축 규제 완화’와 ‘초저금리와 유동성 등 전 세계적인 거시 경제 여건’ 등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공감을 얻지 못했다.
얼마 전 케이스탯 등 4개사 공동 NBS(전국지표) 조사에서 소득 하위층의 윤 대통령 지지율이 46%로 상위층(55%)과 중위층(47%)에 비해 가장 낮은 것도 눈여겨봐야한다. 지난 대선 때 저소득층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다른 계층보다 높았지만 최근엔 이들의 실망감이 커졌다. 경제가 수렁에 빠지면 맨 먼저 타격을 받는 서민의 고통을 정부가 풀어줄 수 있을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초반 지지율 부진 원인으로는 대선 때 약점으로 수없이 지적을 받았던 ‘비호감’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대선 한 달 전 갤럽 조사에선 윤석열 후보에 대해 비호감 62%, 호감 34%였다.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칸타코리아 조사에서 비호감 61%, 호감 19%였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 심판론’에 힘입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윤 대통령에 대해 느끼는 인간적인 매력이 갑자기 커졌다고 보긴 어렵다.
윤 대통령은 국민 60% 이상이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높은 비호감 수치를 낮추기 위한 묘수(妙手)를 찾지 못한다면 지지율 고공 행진이 쉽지 않을 것이다. NBS 조사에선 윤 대통령의 국정을 부정 평가하는 이유 1위가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31%)였다. 대통령실은 출근길 즉석 문답(도어스테핑) 등으로 국민과의 거리를 좁힌 것을 자화자찬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여전히 권위적이고 쌍방향 소통이 부족하다는 반대층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