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의 종식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미국은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고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 한국도 올 11월쯤에는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미국과 중국 간의 세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통신, 디지털 통화, 기후변화, 우주개발까지 전방위적으로 경쟁하고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있는 신냉전 시대에 한국이 ‘재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선진 선도 국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시기보다 지혜롭고 국민 통합적 국가 전략과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우리에게 세계경제와 문화를 선도할 잠재력이 있다는 점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GDP 규모 세계 10위, 메모리반도체 생산과 조선 수주 세계 1위를 비롯해서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수 세계 6위, 그리고 K팝과 기생충·미나리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가 세계적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AI나 나노, 바이오 기술과 같은 21세기 핵심 산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상당 수준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화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과거 산업화 시대에 통용되던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 시스템보다는 기업이 주체가 되고 정부가 뒤에서 밀어주는 시장 주도의 자본주의가 보다 효율적이다.
한편 국내적으로는 과잉 유동성 등에 기인한 과도한 주택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주거 불안 확산, 20~30대의 고용 감소와 세대 간 갈등 심화, 국가 부채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금융 불안정성 증대 등 거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GDP 대비 48.2%에 달하는 정부 부채의 급속한 증가는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추세와 저출산 등으로 인한 복지 지출의 추세적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재정 건전성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가계 부채와 기업 부채도 각각 GDP 대비 100%가 넘는 등 과도한 수준이다. 과다한 부채는 향후 예상되는 금리 인상 시에 경제 운용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방안은 지속적인 고용 증대를 통한 소득 증대이다. 고용을 창출하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업인데 안타깝게도 한국의 많은 기업이 해외에서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종식 이후 정부는 코로나 와중에 중점을 두었던 각종 긴급 재난 대처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시장경제의 효율적인 작동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인들이 신바람 나게 기업 할 맛이 나도록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 개혁 및 조세 부담 완화 등 기업 경영 및 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 결과 청년층 고용이 증가하고 야수적 기업가 정신이 되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힘이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국가 외교·안보에도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난 5월 대통령의 방미 과정에서도 확인되었다.
이제 기업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사법적 처리를 받은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 조치 확대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특히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조속한 사면은 현실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 반도체 및 바이오산업에서 한국 경제의 대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부의 미래지향적이고 실용적인 조치와 결단에 대해 기업인들도 보다 공정하고 포용적으로 기업 활동을 하겠다는 사회적 책임 의지를 국민에게 표명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