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5.21/ 대통령실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영국 왕실의 환영을 받으며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하는 마차 행렬, 의장대 사열, 버킹엄궁 국빈 만찬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으며, 이 모든 행사는 양국 간의 깊고 지속적인 유대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1883년 조선과 영국이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이래 양국 관계는 크게 변화해 왔으며, 오늘날의 한영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긴밀하다. 양국의 역사, 긴밀한 경제 및 안보 관계, 현대적이고 개방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공통된 가치, 그리고 서로의 문화와 인격에 대한 존경심은 양국을 하나로 묶어준다.

한국 문화는 영국인의 삶의 일부로 흡수되고 있다. 런던의 젊은이들은 주말에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를 응원하고, 최신 K드라마를 시청하고, 친구들과 비빔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삼성 휴대폰으로 블랙핑크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프리미어 리그부터 해리포터, 해리 스타일스까지 영국 문화가 한국에서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양국의 모든 것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140년 우정을 내다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할 분야가 많기 때문에 세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는 양국의 경제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 기적은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으며, 영국은 그 여정의 동반자였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는 160억파운드가 넘는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영국은 한국의 5대 투자국이며, 한국 역시 영국의 큰 투자국이다.

우리는 함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더욱 야심 차게 도전하고 있다. 이미 체결한 우수한 무역 협정을 바탕으로 이번 달에는 강화된 FTA를 통해 양국의 무역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과학, 기술, 혁신, 첨단 에너지 발전, 금융 및 비즈니스 서비스 등 양국의 경제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 간 연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둘째, 더 위험한 세상에서 우리는 국방과 안보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에 분노하고 푸틴과 김정은의 회담에 우려하며 중국의 도전을 염두에 두고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을 공유한다. 또한 70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한 영국 군인들을 기억하는 등 양국의 공통된 역사가 이러한 관점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은 유엔군사령부에서 영국 중장이 부사령관으로 근무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계속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해군을 계속 배치하고 있다. 영국은 역내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깊이 헌신하고 있으며, 나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의 양국 관계 재개를 위한 조치를 축하한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안정을 위한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역 안보와 경제 협력에 대한 양국 공동의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

셋째, 양국은 기술 선도국이자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가로서 인공지능 분야에서 함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증기기관차나 인터넷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로서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와 인간 능력의 새로운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위험과 두려움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나는 이달 초 한국과 같은 다른 AI 선도 국가들과 함께 최초의 글로벌 AI 안전 서밋을 개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 서밋은 AI의 위험에 대한 최초의 국제적 성명서에 합의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긍정적인 방안에 합의하는 등 큰 진전을 이루었다. 그렇다면 내년 초에 열릴 다음 정상회의의 공동 주최국은 어디일까? 바로 한국이다.

AI에 대한 우리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양국 국민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려는 우리의 공통된 관점과 의지를 상징한다. 윤 대통령과 나는 이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친구이자 파트너로서 함께할 것이며, 새로운 세대를 위해 이 역사적인 관계를 계속 심화시켜 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