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게 담장에 둘러싸여 방치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새 단장을 마치고 2022년 10월 7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사진은 녹지광장 모습. 시는 오는 2025년부터 송현동 부지를 '이건희 기증관'을 품은 '송현문화공원(가칭)'으로 조성하는 작업에 나선다. 2022.10.06. /뉴시스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건립추진위원들에게 가장 큰 난관인 부지 문제를 해결할 길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그간 기념관 부지선정위원들은 5개 안을 놓고 탐방 실사를 하면서 장단점을 비교하던 끝에 역사성과 접근성 양면에서 현재 종로구 소재 송현문화공원을 최적합지로 결정하고,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에게 건립 허가를 요청하였다.

특히 송현공원의 공지는 그 성립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승만 대통령과의 인연이 두드러진다. 당초 송현동과 사간동 지역은 조선조 고관들의 거주지였는데, 해방 후 한국에 온 미군 장교들과 외교관들이 열악한 주거 환경 탓으로 한국서 떠나기를 원하였을 때 이승만 대통령이 이 지역을 미국 측에 주거 단지로 유상 제공하였던 것이다. 소련의 미군 철수 압력이 거세자 이를 반대한 이승만이 미군의 장기 주둔을 요구하는 차원이었고, 땅 소유주 이왕가(李王家)에게 국가 안보를 위해 땅을 쓰자며 설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송현공원은 이처럼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 즉시 한미 동맹의 싹을 심은 곳이었다.

더구나 공원은 위치상 이승만 박사가 제헌국회와 정부 수립의 현장으로 활용했던 경복궁 터가 내려다보이고 그가 12년간 복무했던 경무대(현 청와대) 등 대한민국 성공 신화의 보금자리와 연결된 곳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9일 재단 측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승만 건국대통령기념관을 송현공원 안에 건립하겠다는 취지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기념관과 이건희 미술관이 부지를 공유해서 생기는 문제 등을 우려하였으나, 건립추진위 측은 송현공원의 명칭을 우남(雩南)공원으로 바꾼다면 시너지도 클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건국 75년 만에 건국 대통령의 기념관이 없던 나라에서 건국 대통령의 기념관을 갖는 나라로 바뀌게 되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6일 이승만 대통령 탄생 148주년을 맞는 날에 4.19혁명 주역들이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이승만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그분의 명복을 빌면서 4·19세대와 이승만 대통령 사이를 갈랐던 역사적 아픔의 강을 건너뛰었다. 뒤이어 지난 9월 1일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李仁秀) 박사가 국립 4·19혁명 묘지를 참배,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하고 유족들에 위로의 뜻을 밝혔다.

또한 전국의 ‘생각하는 국민’들은 이승만 박사가 기적에 가까운 노력으로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세운 건국의 큰 업적을 잊지 않는다. 특히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망국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켰으며 올해로 70주년을 맞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통해 안보와 번영의 튼튼한 기반을 조성해 놓았음을 기억하고 있다. 오랜 세월 국민의 마음속에 축적된 이러한 부채(負債) 의식이 바야흐로 국내외 모금 운동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거,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기념관을 민간 성금으로 세우고 공(功)과 과(過)를 그대로 공정히 평가하여 역사의 귀감으로 삼자고 주창한 이래 국민 성금의 물결이 이어지는 것은 우리에게 성공의 밝은 전망을 갖게 한다.

국가 정통성을 바로 세우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와, 오세훈 시장의 행정 차원을 넘어선 대국적 결단, ‘생각하는 국민’의 애국 지성이 하나의 큰 봇물을 이루어 마침내 대한민국 수도 서울 광화문에 건국 대통령 이승만 기념관이 솟아오를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