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4일과 5일 서울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윤석열 정부가 개최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로 기록될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와 최초로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이며,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는 아프리카의 잠재력과 역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14억 인구 중 60%가 25세 이하이고, 세계 광물 자원의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출범과 함께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글로벌 사우스’ 그룹의 일원으로서 영향력도 행사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아프리카에 적극 관여하면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배경이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아프리카와의 공식적인 외교관계는 1961년 아프리카 6국과의 수교로 시작되었으나, 그 인연은 6·25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와 남아공, 그리고 프랑스군에 소속되어 있던 모로코 청년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라이베리아, 이집트는 물자를 지원했다. 냉전 종식 후 아프리카와의 교류는 확대되었고 2011년까지 유엔 회원국 기준 아프리카 54국 전체와 외교 관계를 수립하였다. 그렇지만 그동안 우리의 노력이 아프리카와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있어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대아프리카 외교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해왔다. 고위급 교류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아프리카의 높은 잠재력과 우리의 고유한 기술 및 성장 경험을 연계한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아프리카와 국제공항, 교량, 도로, 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건설한 잠비아와 보츠와나 간 잠베지강을 연결하는 ‘카중굴라’ 대교의 개통으로 두 나라 간 물류 이동 시간은 2주에서 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모잠비크에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NG)를 통한 가스 생산, 탄자니아에서 흑연 공급 계약 등 우리 기업이 참여한 광물·에너지 분야 협력도 활발하다.

주목할 점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외부의 일방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주도적인 발전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식민 지배와 전쟁을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을 달성한 한국을 국가 발전의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대아프리카 관계에 있어 ‘소통과 존중’ ‘호혜성과 상생’ ‘지속가능성’ 등을 중시하고 있다.

대아프리카 관계 강화는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 차원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기업과 청년들의 해외 진출, 일자리 창출 등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아프리카와의 교역을 더욱 확대하고 상호 보완적 경제 구조를 기반으로 한 호혜적 투자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 전자 통관 시스템(UNIPASS)’을 통한 선진 관세 행정 역량을 전수하여 AfCFTA의 원활한 이행을 지원하고, 경제동반자협정,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등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 식량안보,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과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 중이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번영의 불가분의 요소인 국제 평화와 안보 증진 방안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아프리카의 격언에 ‘진정한 친구는 두 손으로 꼭 잡으라’는 말이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프리카가 진정한 친구로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을 개척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준비 노력을 배가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