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력공사가 테믈린에서 운영 중인 1000㎿(메가와트)급 원전 2기.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7일 두코바니와 테믈린에 신규 원전을 2기씩 추가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예상대로 한국의 ‘팀코리아 컨소시엄’이, 프랑스 EDF사를 제치고, 체코 신규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는 우리 원전 기업들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국가 정상을 필두로 치밀한 원전 외교가 성공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체코는 2015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이후 다방면에 걸쳐 깊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왔고, 현대자동차, 넥센타이어 등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체코 국민들의 평가가 좋으며, 무엇보다 양국 정부 사이 다년간 쌓여진 신뢰가 수주의 바탕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번 두코바니 원전 2기 계약이 서명되고, 약 3년후 테믈린 원전 2기 계약이 서명되면, 수주 금액은 총 약 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목적으로 세계는 원전 르네상스 시대로 돌입하고 있어서 체코 원전 수주 이후 지금은 우리의 글로벌 원전 전략을 구상할 적기로 생각된다. 우리가 세계 원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유일한 선결 조건은 한미 원전 동맹의 완성이다. 원전 하부 공급망을 잘 갖추고 있지 못한 미 웨스팅하우스사를 기업 결합 형식으로 우리 원전 공급망에 참여토록 하면, 한미 양국 간 원전 동맹이 완성된다. 한미 양국 간 이익 공유와 상호 윈윈이 되는 가운데, 우리 원전 공급망이 글로벌 원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원전 강국은 러시아, 중국, 프랑스 그리고 한국이다. 이 중 러시아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있다. 중국 국영원전공사(CGN)는 원전 기술의 군사적 전용 혐의로 인해, 미국 제재를 받고 있어 글로벌 시장 공략이 힘든 처지이다. 프랑스는 핀란드 오킬루토 원전 3호기 공사에서 13년을 지연한 끝에 거액의 배상금을 냈고 지금도 영국 및 자국 프랑스에서 수년간 공사를 지연 중으로 우리의 팀코리아와 경쟁이 어렵다. 따라서 우리가 미국과의 공조가 완성되면 글로벌 원전 시장을 주도할 준비가 갖추어지는 것이다. 원전은 국가 간 백년 동맹 성격으로, 국가원수를 포함한 치열한 국가 간 수주전이 벌어지는데, 여기에서도 한미 공조가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할 것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당장 체코 이웃 나라 폴란드에서는 한수원이 원전 2기를 논의 중이다. 최근 폴란드 내 정권 교체 이후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는데, 이번 체코 원전 수주로 폴란드 사업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옆 나라 슬로바키아에서 Fico(피쵸) 총리 내각이 원전 1기 건설 방침을 최근 확정했는데, 이 원전 건설을 담당할 체코·슬로바키아 합작사가 이미 가동 중으로 체코와 잘 협력하여 슬로바키아 원전 수주를 도모할 일이다.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핀란드, 슬로베니아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도 원전 타당성 조사 사업이 목하 구상 중이거나 시행 중으로 있다. 이 국가들 원전도 이번 체코에서 높아진 한국 원전의 성가를 바탕으로 수주를 도모할 적기로 보인다.

웨스팅하우스사는 불가리아에서 자사가 수주한 원전 2기를 우리 현대건설이 시공하도록 계약을 맺었고, 또한 폴란드 원전 6기, 우크라이나에서 원전 9기를 수의 계약 형식으로 수주했거나 수주 예정이고, 장차 또 다른 국가들에서 동사의 수주가 예상된다. 한미 공조가 완성되면, 이를 우리 원전 공급망이 순차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 것이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이 확실히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원전 시장은 주로 유럽 및 중동 지역이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의 글로벌 원전 전략을 수립해서 시행함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출발점으로 해서, 글로벌 원전 시장 전체를 향한 한국의 전략 가동이 시작되었다. 원전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탄소 중립 실현과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도구로서, 여사한 우리의 노력은 인류 전체의 복지와 생존에 기여함과 동시에 사업국 모두와 공동 유산을 남기는 것이다. 우리가 글로벌 원전 전략 가동의 선결 조건을 이루고, 한미 공동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

문하영 한·체코미래포럼 부의장·前 주체코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