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가고 싶습니다.”

예전에 에너지 음료를 홍보하는 TV 광고 중에 나오는 이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젊은 청년이 병무청 신체검사를 마치고 큰 소리로 “꼭 가고 싶다”고 외친다. 광고는 ‘젊은 날의 선택’이라는 자막으로 끝난다. 짧지만 인상적인 광고였다. “꼭 가고 싶다”는 말은 세간에 유행이 되기도 했다. 청년의 패기와 열정, 신선함을 보여준 광고로 대중에게 호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나라는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예외가 있다. 외국 영주권을 얻거나 가볍지 않은 질병이 있어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아도 되는 젊은이들이 있다. 이렇게 현역 복무 면제가 가능한 청년 중에서도 ‘꼭 가고 싶습니다’라고 당당히 외치며 아름다운 도전을 선택한 청년들이 있어 이 자리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박모 일병은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6개월에 일본으로 이주했다. 군대에 꼭 가지 않아도 되지만 그는 릿쿄대학 재학 중 올해 4월 현역병으로 자원 입영했다. 그는 6·25 참전 용사였던 외조부와 공군 복무 중 순직한 친조부의 나라 사랑 정신을 기억하고 그 뜻을 이어가고자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것이 그가 밝힌 자발적으로 입영을 선택한 이유다.

이 외에도 아픈 몸을 치료하고 군 입대를 선택한 아름다운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운동하다 다치는 바람에 발목 수술을 받아 4급 보충역 처분을 받았지만, 재활 치료 후 올해 1월에 현역병으로 입영한 병사가 있다. 또한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았지만 후유증을 극복하고 작년 6월에 입영한 병사가 있었다.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한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찾겠다며 현역 복무를 자원한 해외 영주권자들이 우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또한 질병을 치료한 다음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입영하는 젊은이들의 나라 사랑도 우리를 감동시킨다.

이렇게 해외 영주권을 얻거나 질병이 있어 병역 감면 대상임에도 자원해서 병역을 이행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점점 늘고 있다. 병역 면제 대상자도 희망하면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제도를 처음 시행한 2007년 366명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누적으로 2만242명에 이르고 있다. 개인의 선택 배경과 이유는 다르더라도 인생의 황금기에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복무하고 있는 청년들이야말로 소중하고 고귀한 병역 의무 이행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병무청은 이들을 돕고 있다. 입영 전 본인이 희망하는 입영 시기를 반영하고, 모집병 지원 시 가산점을 부여한다. 복무 중 표창과 함께 초청 격려 행사를 개최해 이들의 자랑스러운 병역 이행을 널리 알리기도 한다. 또한 해외 영주권을 가진 병사의 경우에는 정기 휴가 시 왕복 항공료를 최대 3회까지 지원해준다. 전역 후에는 명예 증서를 수여하고 본인 희망 시 병적 증명서에 기재하는 등 자랑스러운 병역 이행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예우 사업도 하고 있다.

“인(仁)이 멀리 있는가? 내가 인(仁)하고자 하면 인(仁)이 당장 이르는 것이다”라는 공자의 말씀이 있다. 자발적으로 내가 하고자 해서 실천하면 그 결과도 당연히 뒤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결심과 노력으로 이룬 병역 의무 이행은 용기 있는 ‘젊은 날의 선택’으로 많은 병역 의무자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헌신과 열정에 뜨거운 감사와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병역을 성실하게 이행한 국민의 나라 사랑 정신과 자긍심을 드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병역 이행이 우리 사회에서 더 많은 존경과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매일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5개가 담긴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1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