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월 30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은 53억7700만원이다. 그가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하고 2020년 1월 신고한 공직자 재산은 53억4800만원이다. 4년간 약 3000만원이 늘었다.

그 사이 아내 정경심씨는 징역을 살았고 남편은 서울대 교수직에서 해임됐다. 일반 서민은 한 건만 걸려도 막대한 변호사비로 패가망신한다는 형사 재판을 일가족이 4년째 받고 있지만 재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아내는 감옥에서 지지자들에게 2년간 영치금 2억4000만원을 받았다. 남편은 북콘서트를 하고 책을 팔아 인세만 연간 2억7800만원을 받는다. 부부가 직업이 있을 때보다 되레 돈벌이가 나아졌다. 지지자들 돈으로 재판 비용을 충당하고 저축까지 하는 것이다.

조국당은 선거 비용으로 지지자 7078명에게서 54분 만에 223억원을 모금했다. 이러니 조국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의 재산이 1년 새 41억원 늘어났다고 해도 조 대표는 별거 아니라는 투다. 그는 41억에 대해 “혜택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 정도는 추종자들에게 언제든 걷어도 걷을 수 있는 돈이라고 느껴졌을 것이다.

박 후보 남편 이종근 변호사는 검사장 출신 전관 경력을 앞세워 다단계 사기범 변호 한 건으로만 수임료 22억원을 받았다. “남편이 전관예우를 받았다면 160억원은 벌었어야 했다”는 박 후보의 해명은 더 충격적이다. 일반 서민은 꿈도 꿀 수 없는 돈이지만 조국당 지지자들은 “능력이 돼서 돈 많이 버는 것도 죄냐”는 분위기다. 조국당 홈페이지에는 “박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오늘도 없는 형편에 후원금을 보낸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정권 때도 극성 지지자들은 있었다. 이들은 자산 격차를 최대로 벌린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실정 탓에 서울에서 경기도로 밀려난 뒤에도 광역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며 귀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듣는 모습으로 상징됐다. 김씨가 황폐화시킨 TBS 직원들은 정리 해고를 당하고 있지만 김씨는 유튜브로 간판만 옮겨 여전히 추종자들의 후원금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극성 팬덤 속에 “조국이 가야 할 곳은 국회가 아닌 감옥”이라는 상식이 설 자리는 없다. 연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조 대표는 2년간 감옥에 간다.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2027년 대선에 나올 수도 없다. 그럼에도 친조국 진영은 총선 이후 ‘대선 주자 조국’을 거론한다. 하루가 한 달 같은 한국 정치판에서 8년 뒤 2032년 대선을 논하는 건가.

어느 날 중단될지 모를 개인의 정치적 복수를 위해 조 대표는 지금도 지지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는 추종자들에게서 모은 481억원의 재산을 공개했다. 조국은 허경영의 길을 가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