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만410명 나오는 등 코로나가 다시 무섭게 퍼지고 있다. 전날 신규 확진자가 한 달 반 만에 다시 2만명을 넘더니 휴일임에도 연이틀 2만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중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를 이어간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7일(3423명)을 저점으로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사실상 6차 유행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번 6차 유행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었고 무더위에 냉방으로 인한 실내 감염 위험도 커졌다. 여기에다 백신 효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의 우세종인 BA.5 변이는 전염력이 세고 백신 접종이나 자연감염에 대한 면역 회피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당한 규모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자칫 대응을 잘못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의 4차 백신 접종률은 31.4%에 머물러 있다. 4차 접종률이 이처럼 낮은 것은 접종에 대한 피로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4차 접종을 시작하면서부터 정부 메시지가 모호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4차 접종에 대한 정부 메시지는 ‘80세 이상은 강력 권고하지만 60~70대는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80세 이상 4차 접종률은 46.4%로 높은 편이지만 60대 접종률은 21.1%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최근 4주간 위중증 환자의 83%, 사망자의 85%는 60세 이상에서 나왔다. 4차 접종 효과는 감염 예방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지만 위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는 높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다. BA.5 변이에 대응하는 개량 백신을 맞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아직 개발 단계여서 언제 접종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우선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령층 4차 접종률이 낮은 것은 정부 태도가 불분명한 데다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6차 유행을 앞두고 선별진료소 재가동, 충분한 위중증 병상 확보 등 정부가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발등의 불은 60대 이상과 고위험군의 4차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새 정부가 천명한 ‘과학 방역’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