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순수출(수출-수입)이 직전 분기보다 늘면서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힘겹게 0.6%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2023.7.25/연합뉴스

올해 2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0.6% 성장했다.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하긴 했지만 민간 소비, 정부 지출, 건설·설비 투자,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했다. 국내총생산을 구성하는 주요 항목들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전체 성장률은 마이너스였지만 정부 지출과 민간 소비 등 1~2개 항목은 플러스를 기록했었다.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의 기저 효과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긴 하지만 분명 건강한 경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2분기엔 원유·천연가스 등의 수요 감소로 인한 수입 감소 폭이 반도체 등 수출 감소분보다 컸던 것이 유일하게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 요인이다.

수출이 부진할 때 성장을 지탱해야 하는 민간 소비는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0.1%로 돌아섰다.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로 1분기에 0.6% 증가했지만, 민간의 소비 여력이 약해 지속적으로 경제를 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 지출도 코로나와 독감 환자 수가 줄면서 건강보험 급여 지출이 감소해 마이너스 1.9%를 기록했다. 코로나 시기 과도할 만큼 풀었던 재정 지출은 점차 축소될 수밖에 없고, 1000조원을 넘은 국가 부채 때문에 앞으로도 재정을 풀기는 쉽지 않다. 민간의 설비 투자도 0.2% 감소해 전 분기 마이너스 5%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건설 투자도 줄었다. 내수를 뒷받침하는 가계·기업·정부의 경제 활동이 모두 위축돼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기대하는 ‘상저하고’ 형태로 경제가 살아나려면 수출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반도체 등 IT경기가 얼마나 빨리 반등할지 불투명한 데다,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 중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선택지가 별로 없어 보이는 우리 경제는 활로를 투자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국내외 투자를 끌어들여 자본 총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투자 매력도는 아시아 주요국 중 꼴찌다. 노동과 규제를 개혁하고, 경쟁력 있는 세제를 만들고, 예측 가능한 정책으로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국내 기업들 투자를 국내로 돌릴 수 있는 적극적 산업 정책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