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단독 처리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단독 처리했다. 특별법은 ‘세월호’처럼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조위는 검경의 수사 요청, 감사원의 감사 요구를 할 수 있고 국회에 특별검사 임명도 요청할 수 있다. 8년에 걸쳐 9차례 수사와 조사를 되풀이한 세월호 참사가 떠오른다. 이 과정에서 운동권 인사들이 세금으로 월급 받는 일자리만 생길 것이다. 민주당은 양곡법, 간호법처럼 국회 본회의까지 강행 처리 후 대통령의 거부권을 유도하는 전략을 쓸 것이다.

핼러윈 참사는 좁은 골목길에 막대한 인파가 몰려 일어난 사고다. 그 책임을 물어 용산경찰서장과 용산구청장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참사 직후부터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재난의 정치화’에 매달렸다. 세계에서 이런 압사 사고는 종종 일어나지만 이렇게 정치화시키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민주당 주도로 국회 국정조사가 55일간 이어졌지만 새롭게 드러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도리어 참사 현장에서 민주당 의원이 남편과 함께 의료진의 긴급 이동 수단인 ‘닥터카’를 콜택시처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은 행안부 장관을 탄핵 소추했지만 헌재는 전원 일치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특별법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난 사고가 도리어 더 늘었다고 한다. 원인은 다 밝혀졌는데 없는 원인을 더 찾는다고 음모론과 한풀이 정치를 벌이다가 정작 중요한 안전은 거꾸로 간 것이다. 제2, 제3의 핼러윈 참사를 막으려면 군중 밀집 사고 대비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주최자가 따로 없는 행사의 경우 관할 지자체에 안전 관리 대책 수립을 의무화하고, 재난 관리 주관 기관도 별도 지정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정부가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8개월째 잠자고 있다. 국회가 재발 방지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 법부터 처리하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