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이 내년 신규 공립유치원 교사를 한 명도 뽑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2024년도 공립 유치원·초등학교 교사 신규 임용 계획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세계 최악 저출생 영향으로 유치원 원아 수가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유치원이 속출해 교사를 새로 뽑을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전은 1명, 광주 3명, 대구 4명만 뽑기로 하는 등 다른 지역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의 공립 유치원 신규 교사 선발은 2019년 229명이었는데 90명(2021년) → 42명(2022년) → 10명(2023년)으로 거의 수직 낙하해 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초등학교 신규 교사도 17개 시·도교육청을 합쳐 올해 3561명 뽑았는데 내년엔 404명이 줄어든 3157명을 선발한다. 교대생들 가운데는 최근의 교권 추락 논란까지 겹치면서 미래가 어둡다고 보고 재학 중 자퇴하고 다른 진로를 모색하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10~20년 전 교사직이 선망의 직업이었는데 저출생이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

근본 이유는 출생률이 세계 최저인 0.78명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미래가 어둡다고 보고 결혼을 안 하고, 결혼한 부부도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어 아이 낳기를 기피하거나 낳아도 하나가 고작이다. 곳곳에서 한탄이 나오지만 단기간에 초저출생 위기를 극복할 뾰족한 대책은 안 보인다.

장기적으로 출생률을 끌어올리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이 중·단기적 적응 대책이다. 지금 유아교육학과, 교대 졸업생들이 임용 절벽의 고통을 겪는 것은 교수들 철밥통을 지켜주느라 필요한 학과·대학의 정원 감축을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년 뒤 또 한 번 심각한 출생아 급감의 폭풍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10년 사이 연간 출생아 숫자가 70만명에서 45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때 태어난 연령대가 아이를 낳을 세대가 되는 2030년부터는 아무리 부부당 출생아 수를 끌어올린다 해도 출생아 절대 숫자가 다시 한번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만 아니라 사회 각 부문이 5년, 10년 뒤를 내다보면서 인구 급감의 충격에 대비한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