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1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2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남 백현동 아파트 개발 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쌍방울로 하여금 자신의 방북 비용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하게 한 혐의 등이다. 19일째 단식 중이던 이 대표는 이날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병원에 후송됐다. 민주당은 “잔인한 영장 청구”라며 정기 국회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날쯤 이 대표 영장 청구는 예견됐던 일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조사가 마지막이라고 발표했다. 마지막 조사 후 일주일 전후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게 관행이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이날쯤 영장이 청구될 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쌍방울 사건 조사를 위한 소환을 통보한 다음 날 단식을 시작했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 병원에 실려 갔다.

이 대표 수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 대표를 수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개인 비리 혐의였다. 이 대표는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했고, 대선에서 패했다. 이후 1년 6개월간 민주당은 물론이고 한국 정치에서 벌어진 일은 모두 ‘이재명 방탄’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는 대선에 지고 석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했다.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의원 불체포특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의원이 된 지 두 달 후 당대표에 출마해 총선 공천권까지 쥐었다. 국회 다수당까지 장악해 구속을 피하기 위한 장치를 모두 갖춘 것이다. 그리고 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방탄 국회를 열었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지만 막상 체포동의안이 올라오자 불체포특권 뒤에 숨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기소돼도 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당헌을 고쳤다. 이 대표의 허위 사실 공표 혐의를 없애는 소급 입법, 이 대표 사건 검사와 판사를 ‘법 왜곡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법까지 추진했다.

방탄 국회 비난을 비켜가기 위해 입법 폭주를 했다. 양곡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 자신들이 집권할 때도 못했던 법들을 밀어붙였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걸 뻔히 알면서 여야 대립을 극대화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전되자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을 추진했다. 지금 당론으로 추진 중인 특검만 3개, 국정조사가 4개다. 외교부 장관 해임안도 통과시켰다. 날마다 장외집회를 열고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을 퍼뜨리고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이 행위들은 상식을 넘을 정도로 지나친 것이었고 이는 이 대표 구속을 막으려는 계산이 포함된 때문이었다. 탄핵과 해임안을 남발하던 민주당은 이 대표가 병원에 실려가기 직전 내각 총사퇴까지 요구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21일 국회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미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히 영장심사를 받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그대로 되지 않으면 이 대표 단식과 그간의 모든 민주당의 행태가 오로지 이 대표 방탄을 위한 것이었음을 자인하는 것이 된다.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이 아니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다. 이 대표 한 사람의 개인 불법 혐의 때문에 더는 국정 왜곡과 마비가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