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13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어이없는 XX”라며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이라고 했다. 한 장관이 전날 자신을 “어린 X” “건방진 X”이라고 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 생각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반발하자, 민 의원이 송 전 대표에게 가세한 것이다. 법무장관이 정치인 발언에 매번 즉각 반응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 의원이 “정치를 후지게”라고 한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민 의원은 한 장관에게 “가장 큰 건 시민 기본권 침해와 민주주의 절차 훼손, 국가권력 사유화 같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위장 탈당’이라는 사상 초유 꼼수로 민주주의 절차를 훼손하고 국회를 농락한 장본인이다. 민주당이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대표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해 ‘검수완박’법을 만들 때 위장 탈당해 무소속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고 74년 역사의 형사 사법 체계를 뒤집는 법안을 단 14분 만에 통과시켰다. 민 의원은 1년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민주당에 복당했다. 헌법재판소도 그의 위장 탈당을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민주당과 민 의원은 무시했다. 민 의원은 국민과 국회를 상대로 사기 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한 민형배 의원이 27일 오후 제 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4.27/뉴스1

민 의원은 국가권력 사유화도 비판했지만, 압도적 의석으로 입법 권력을 사유화해 온 게 민주당이다. 선거법조차 여야 합의 없이 단독 처리하더니, 1년간 방탄 국회를 열었다.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 자신들 집권 때는 반대하던 법을 정권이 바뀌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단 한 번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한 적도 없다. 국무위원의 3분의 1 가까운 사람들에게 탄핵 위협을 하고 실제 한 사람을 억지 탄핵했다. 물론 그 탄핵은 헌법재판소가 기각했다. 이제는 취임 석 달도 안 된 방통위원장과,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탄핵안을 발의했다. 우리 헌정사에 이렇게 입법 권력을 사유화해 휘두르고 폭주한 사례는 없다.

지금 스스로를 ‘개딸’이라고 부르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국회에서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이 대표에게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당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난동을 부린다. 당하는 의원들이 “질식할 것 같다” “공산당이냐”고 한다. 이보다 더 정치를 ‘후지게’ 만들 수 있는지, 그런 정치에 가장 앞장서는 의원이 ‘후진 정치’를 말할 수 있는지 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