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보유한 AI(인공지능) 전문 인재는 2551명으로, 전 세계 AI 인재 풀 47만8000명의 0.5%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AI 인재의 39.4%(18만8300명)가 미국에 있고, 인도(15.9%), 영국(7.4%), 중국(4.6%), 프랑스(4.0%), 캐나다(3.7%) 순이었다. 한국은 주요 30국 중 22위에 그쳤다. 디지털 전환에 늦은 일본(0.7%)보다 뒤떨어졌다. AI 전쟁의 승패를 가를 인재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챗GPT 등장으로 AI 시장이 급속히 열리면서 각국은 주도권을 쥐고자 치열한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각국에서 모인 우수한 유학생을 자국에 붙잡는 전략으로 AI 두뇌 유치전에서 앞서 가고 있다. 미국의 컴퓨터 과학 분야 석·박사급 중 3분의 2는 외국 유학생 출신이다. 이들이 학위를 마치고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체류 자격을 주고, 기술 기업들은 고액 연봉과 연구 개발비를 제공하며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에서 AI 박사 학위를 받은 학생의 82~92%가 졸업 후 첫 5년간 미국에 남는다.

미국은 백악관 산하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AI 전략을 담당하고 교육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2021년 모든 주에서 초·중·고의 컴퓨터 교육을 강화했다. 중국은 1270여 대학의 35%에서 AI를 강의하며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해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국정 과제로 발표했지만 명확한 컨트롤타워 없이 교육부·과기부·산업부 등이 제각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효율적 인재 양성이 될 수가 없다. 서울대가 AI 전문 대학원을 세웠지만 수도권 규제에 묶여 매년 60~70명 정도밖에 뽑지 못하고 있다. 사활이 걸린 AI 전쟁에서 어떻게 이기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