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영길 전 대표, 조국 전 장관./뉴스1·김지호 기자·뉴시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11일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며 탈당을 고려 중인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를 “전형적인 사쿠라(변절자) 노선”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 등을 향해 “지금 시대정신은 윤석열 독재를 견제하라는 것인데 거기에 집중하지 않고 당내 문제에 돌리는 것은 전형적인 사쿠라”라고 했다.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의원은 운동권 전력을 바탕으로 민주당에 영입돼 재선 국회의원에 이어 2002년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까지 됐다. 80년대 운동권의 대표적 인물이었지만, 같은 해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정몽준 후보의 국민통합21로 당적을 옮겨 “양지만 좇는 사쿠라”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쉽게 당을 옮겨 ‘사쿠라’ ‘철새’라는 비판을 받았던 그가 다른 사람의 탈당을 ‘사쿠라’라고 맹비난하는 것을 보니 철면피의 내로남불이라고밖엔 달리 할 말이 없다.그의 “검찰독재와 싸우는 엄중한 시기다. 무조건 뭉쳐서 싸우고, 싸우며 뭉쳐야 한다”는 발언은 과거 북한을 거론하며 민주주의를 억눌렀던 통치자들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

김 의원과 같은 시대 운동권이었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한동훈 법무장관을 “어린 X” “건방진 X”이라고 비난했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국회의원이 된 이들 운동권은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60대 이상 국민을 ‘뇌가 썩었다’ ‘투표 안 하고 쉬라’는 등으로 매도했다. 그러나 이제 자신들도 나이가 들자 젊은 사람에게 “어린 X” “건방진 X”이라고 한다.

역시 운동권 출신의 조국 전 법무장관은 학자 시절 SNS를 통해 온갖 좋은 말을 하며 저명 인사가 됐지만, 법무장관 검증 과정에서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내로남불이 드러나 사람들이 혀를 찼다. 민주화 과정에 공을 세운 이들은 자신들은 무슨 행동과 말을 해도 정당하다는 큰 착각에 빠진 듯하다. 운동권은 정의롭기 때문에 자신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잘못이라는 비뚤어진 선민의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러지 않고서는 이토록 내로남불을 반복할 수 없다. 이제 이들의 내로남불에 익숙해질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