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전국 초·중·고교에 접수된 교권 침해 신고 건수 중 학생 등에 의한 교사 성희롱이 2018년 187건에서 2022년 331건으로 7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이 무너지고 학생들이 교사를 만만하게 보면서 성희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신체적 발달 등으로 문제 학생들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반면 성희롱 강도는 높아지는 추세인 점도 심각하다.

교권 침해 사례집을 보면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적지 않다. 대구 한 중학교 학생은 수업 시간에 교사에게 “ΟΟΟ 선생님이랑 잤죠?” “아, 뒷모습 보니까 XX하고 싶네” 등 수차례에 걸쳐 교사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충남 지역 한 초등학생은 과학 실험 중 성적 행동을 하다 교사가 저지하자 “ΟΟ년이 ΟΟ하네” 등 욕설을 했다. 서울 한 중학교 학생은 소셜미디어에 “선생님 ΟΟ 만지고 싶다” 등 담임교사를 성희롱하는 글을 수차례 올렸다. ‘학생이니 타이르고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여전히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접수되는 성희롱 피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한다.

이제 더 이상 교사의 인내 또는 지도로 해결할 수준을 넘었다는 것이 교육 현장의 목소리다. 사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방향을 잘 잡아 대처해야 한다. 도를 넘은 학생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상담을 받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잘못을 되풀이하거나 범죄에 준하는 행위를 한 학생들의 경우 ‘학교장 통고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학교장이 문제 학생에게 보호 처분을 내려 달라며 가정법원에 신청하는 제도인데 심리적 부담감과 학부모가 항의할 우려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다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고소당하는 일도 여전하다. 모호한 정서적 학대 행위 개념을 구체화해 아동 학대 신고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 피해를 본 교사들은 1차적으로 교권보호위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 위원회가 전문성이 부족해 오히려 피해 교사들에게 2차 피해를 주는 일이 허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