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전경. /뉴스1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해온 경북경찰청이 지난주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9명 처리 문제를 검토한 끝에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등 3명을 검찰에 ‘불송치’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자 민주당은 주말 사이 대변인 논평 3건을 통해 “대통령의 입맛에 맞춘 결과” “수사심의위가 대통령 심기보좌위로 타락했다”고 했다.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내놓은 의견인데 어떻게 이런 무책임한 주장을 하나.

수사심의위는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자문 기구다. 경찰 내부 인사도 일부 참여하지만 대부분 위원이 변호사, 대학교수, 교육·언론계 종사자 등 민간 전문가들이다. 공정한 심의를 위해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깜깜이 심의, 밀실 심의가 어떻게 공정성을 담보하느냐” “익명성은 무엇을 숨기는 위장막이냐”고 따졌다. 자기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만든 제도를 “깜깜이” “위장막” 등으로 공격했다.

민주당은 수사심의위 결정을 비판하면서 “특검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줬다”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주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특검법은 법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부실투성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3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 임명되도록 한 조항이 대표적이다. 자기들 입맛에 맞는 인사를 특검에 앉히려고 작정한 것으로, 대통령 거부권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진상 규명보다 정치 공세가 목적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오죽하면 조국혁신당조차 “특검 추천권을 포기하겠다”고 했겠나.

경북경찰청은 오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임 전 사단장을 송치하든 불송치하든 민주당은 특검을 주장할 것이다. ‘기승전 특검’이란 답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공수처도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문 정부 시절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공수처는 상설 특검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그런 공수처마저 믿지 못하겠다며 특검을 밀어붙였다. 그런 사람들이니 자신들이 도입한 경찰 수사심의위의 검토 의견마저 트집 잡는 것 아니겠나.